1. 나폴레옹과 크레페
프랑스 사람들은 바게트만큼이나 크레페를 좋아하는데요. 매년 2월 2일은 ‘Chandeleur’이라는 가톨릭 기념일로 이 축일을 기념하며 크레이프와 튀김과자를 먹는다고 해요. 지난해 수확한 밀로 만든 밀가루를 사용하여 날이 풀리기 시작하는 2월 2일에 신년의 농사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죠.
이 전통과 관련해서, 크레이프를 만들며 뒤집다가 떨어트린 사람들에게는 불운이 온다는 미신이 있어요. 1812년 러시아 원정을 앞두고 있던 나폴레옹도 크레페를 만들었는데, 연달아 성공하다가 5번째의 크레페를 뒤집는 것에 실패했다고 해요. 모스크바 대화재와 러시아 원정이 실패로 돌아가자, 나폴레옹은 “이게 그 다섯번째 크레페군 “하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어요.
2. 파리에서 찾아보는 침략자
스페이스 인베이더라는 게임을 들어보셨나요? 이 게임은 1970년대에 일본에서 출시한 8비트 비디오 게임이에요. 이렇게 오래된 일본 게임이 파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1998년, 프랑스의 한 거리예술가는 ‘스페이스 인베이더’라고 자칭하며 거리 곳곳에 모자이크 타일로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캐릭터를 만들어 붙였어요. 곧 ‘침공’한다는 표현을 쓰며 밤사이에 몰래 작업물을 부착 하고 다녔고 곧 작품은 전세계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우리나라에도 대전에서 찾아볼 수 있답니다. 갤러리 밖을 벗어난 다양하고 귀여운 예술 작품들과 함께 파리를 구경해보는 건 어떤가요?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사이트에서는 그의 작품을 찾을 때 마다 점수를 획득하는 어플이 있으니 함께 해보는 것도 재밌겠죠?
3. 에펠탑 효과
파리의 상징 에펠탑, 이런 에펠탑이 처음에는 파리 시민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제 많이 알려진 이야기인데요. 유명 작가 모파상은 에펠탑을 너무 싫어해서 에펠탑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자주 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에펠탑에 있는 레스토랑이 파리에서 유일하게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였죠. 그런데 지금은 파리에 간다면 에펠탑은 당연히 들려야하는 장소가 되었어요. 이처럼 처음에는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싫어하던 대상도 지속적으로 노출하면 흥미를 가지게 되는 것을 ‘에펠탑 효과’라고도 해요.
4. 파리 바게트
프랑스 사람들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나요? 저는 바게트를 종이 봉투에 담아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우리나라에도 파리바게트라는 프랜차이즈 빵집을 많이 찾아볼 수 있죠.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진짜 ‘바게트’를 먹을 수 없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게트(Baguette)는 막대기, 지팡이란 뜻을 가진 프랑스어에서 비롯되었어요. 바게트가 만들어진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전해져 오고 있지만, 빵이 길고 얇은 이유는 제빵사들이 고된 야근에 시달리다가 아침 시간에 맞춰 구워내기 위함이었다는 이야기가 잘 알려져 있죠. 이 바게트는 프랑스 혁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전 프랑스는 몇년에 걸친 흉년으로 주식이었던 빵값이 폭등하여 일당의 90%에 달했다고 해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빵에 들어가는 소금에도 소금세가 부여되는데, 와중에 고급관리와 귀족들은 소금세가 면제였죠. 그러던 와중에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실제로는 이런 말을 한 적 없지만 악의적으로 퍼뜨려진 소문이라고 해요!)와 같은 이야기가 돌았으니 시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게 되었어요.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고 1793년, 국민공회는 프랑스에서 빈부의 구분은 없어져야하며 빵의 평등을 실현하고자 오직 한 종류의 빵을 팔게 선언하는데요. 그게 바로 지금의 바게트랍니다. 이렇게 바게트는 프랑스의 역사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보니 지금도 법령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어요. 밀가루, 효모, 물, 소금 네 가지의 원료만 들어가야하고, 길이가 55~65cm여야 하며 가격도 저렴하게 판매하여 프랑스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오고 있죠. 이런 문화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바게트가 등재되었어요. 여러분들도 파리에 방문하신다면 바게트를 먹어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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