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르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티브라던데 …이 도시에는 어떤 동화 같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나요?”
지브리의 대명작인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본 적이 있나요? 수많은 지브리 작품 중 가장 많이 보고 접했던 애니메이션이라 여전히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눈에 선한데요. 섬세한 그림체 못지않게 눈에 띄던 동화 같은 배경이 바로 프랑스 동부의 작은 도시, 콜마르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형형색색 아기자기한 이 마을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지금 함께 알아볼까요?
1. 하울의 움직이는 성
히사이시 조 - 인생의 회전목마
<하울의 움직이는 성 OST>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그만의 말랑한 감성과 상상력 그리고 섬세하고 세밀한 작화를 스토리에 녹여 내며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감독이에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지브리에서 15년 만에 외부 소설가의 작품을 채택한 영화로, 영국의 판타지 소설가인 다이애나 원 존스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어요.
다이애나 원 존스는 옥스퍼드 대학 재학 시절,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작가인 톨킨과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작가인 루이스에게 각각의 가르침을 받았고, 특히 톨킨과는 특별히 더 가까운 사제지간으로 지낸 작가랍니다. 1686년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소설이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호평이 이어졌고 존스는 그렇게 세계적인 판타지 작가로 거듭나게 돼요. 미야자키 하야오는 뒤늦게 이 소설을 접했고 이후 영화 제작을 결심하게 되지요.
이 애니메이션은 지브리 작품들 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다음으로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작품인데요.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에서는 다양한 곡들이 등장하며 이야기를 꾸려가는데,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히사이시 조의 “인생의 회전목마”라는 곡이 장면마다 각각 다르게 재편곡되어 여러 장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해요. 그 덕분에 이 곡이 이렇게나 유명해진 게 아닐까 싶네요. 워너비들도 이번 칼럼은 “인생의 회전목마”를 들으며 즐겨 보는 게 어때요?
2. 마법사 하울이 사는 곳
# 모티브가 된 콜마르
콜마르 관광청
미야자키가 설립한 지브리 스튜디오가 여전히 뜨겁게 사랑받을 수 있는 건 감성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 자체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눈길을 사로잡는 생생하고 동화 같은 배경 때문이기도 해요. 실제로 지브리가 제작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 속 배경들은 실제 장소를 모티브로 하여 제작되었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의 도고 온천을, <벼랑 위의 포뇨>는 일본의 도모노우라를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프랑스의 콜마르 지역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요. 콜마르는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아기자기한 마을로 주인공인 하울과 소피가 처음 만난 장소로 등장해요. 하울과 소피가 함께 이 마을의 하늘을 거니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잊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죠?
# 메종 피스테르
출처 / French Moments
하울과 소피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자 곤경에 처한 소피를 하울이 구해주던 바로 그 장면이에요. 하울은 악마와의 계약으로 심장을 내놓고 다니는 저주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강력한 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는 마법사이기도 하죠. 소피를 구해주고, 함께 하늘로 올라간 하울은 불안해하는 소피에게 발을 내밀어 걸어 보라고 이야기해요. 그런 소피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새로운 경험에 즐거움을 느끼게 되죠.
이때 살짝 등장한 ‘메종 피스테르’는 1537년 모자를 판매하는 상인이 지은 건물로 채색 벽화가 아름다운 반 목조 가옥이에요. 가옥의 이름은 19세기 건물을 소유했던 주인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어요. 두 층에 걸쳐 연결된 목조 구조물과 르네상스 양식의 팔각형 모자 모양, 그리고 첨탑같이 생긴 뾰족한 초록색 지붕이 눈에 띄죠? 영화 속에서 하울은 이 집의 지붕 첨탑 꼭대기에 왼발을 찍고 하늘로 날아가는데요. 현실의 모습 그대로를 영화에 담아내 생동감이 더 잘 느껴진 것 같네요. 현재 이곳은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이자 와인 파는 가게가 자리하고 있답니다!
3. 미야자키 하야오가 사랑한 도시, 콜마르
콜마르는 미야자키 하야오가 가장 사랑했던, 혹은 여전히 가장 사랑하는 도시라고 전해져요. 여행하며 마주한 메종 피스테르를 보고 한눈에 반해 영화 속의 배경으로 그려 낼만큼 애정이 많이 깃든 도시일 거예요. 흔히 프랑스를 떠올리면 회색빛이 가득한 거리를 생각하겠지만, 콜마르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파스텔 톤 목조 건물의 아기자기한 집들 그리고 쁘띠 베니스라 불리는 운하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매번 우릴 놀라게 하기에 충분하답니다.
워너비들에게도 이만큼이나 애정 하는 도시가 있나요? 아직 없다면 오늘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다시 보면서 워너고 트립과 함께 콜마르에 가는 상상을 해보는 건 어때요?
콜마르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콜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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