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하면 눈 축제가 유명하다던데!, 어떤 축제인가요?”
”삿포로에 갈까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최근 커뮤니티와 SNS에서 많이 보이는 이 문장은 이병률 시인의 산문집에 적힌 글귀를 인용한, 따뜻하고 잔잔한 사랑 고백법인데요. 삿포로는 눈이 많이 오면 고립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어서라고 해요. 이렇게 ‘눈’으로 유명한, ‘눈’ 하면 생각나는 삿포로에서 매년 겨울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린답니다. 눈 축제란 어떤 것인지, 무엇을 볼 수 있는지 살펴볼까요?
1. 삿포로 눈 축제란?
# 삿포로 눈 축제
일본어로 ‘삿포로 유키 마쓰리(さっぽろ雪まつり)’라 부르는 삿포로 눈 축제는 매년 2월 일주일 가량 열리는 일본 최대 겨울 축제로, 브라질 리우 카니발, 독일 옥토버페스트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전 세계인의 이벤트입니다. 눈 축제는 삿포로 시내 여러 곳에서 펼쳐지는데, 그중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국제 눈 조각 경연대회(國際雪像コンクール)와 스스키노 행사장(すすきの會場)에서 열리는 얼음 조각 경연대회(すすきの氷の祭典)는 국내외 많은 참가자가 함께하는 축제의 대표적인 행사예요. 또한 스케이트장과 눈썰매장을 비롯한 다양한 액티비티도 마련되어 있어요.
# 축제의 유래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일본에서 가장 추운 지역이에요. 1~2월의 평균기온은 -3.8도이고 ‘눈의 왕국’이라 불릴 만큼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죠. 이러한 홋카이도의 경제, 행정, 문화의 중심지인 삿포로는 1949년, 춥고 긴 겨울을 이용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자 했었어요.
1950년에 삿포로의 중고등학생들이 오도리 공원에 눈 조각 작품 6개를 설치하고 눈싸움, 전시회, 카니발 등의 소소한 행사를 열었는데, 당시 주변 지역의 관심을 크게 사며 주목받았습니다. 겨울을 이용한 관광자원을 개발하고자 했던 삿포로시는 이 학생들의 행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눈 축제를 기획했고, 규모와 수준이 점차 확대되어 오늘날 전 세계인이 함께하는 겨울 축제로 발전하게 되었죠.
# 축제의 역사
초기에는 삿포로 상공회의소와 삿포로 관광협회가 지원금 유치에서부터 홍보까지, 축제와 관련된 모든 것을 주도했어요. 주제는 ‘빙상 카니발’로, 단체 무도회와 야외 영화 상영, 스퀘어 댄스 등으로 구성되었고, 오늘날 삿포로 눈 축제를 유명하게 만든 눈 조각, 얼음 조각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그러다 1953년에 처음으로 15m 높이의 <승천(昇天)>이라는 대형 눈 조각 작품이 제작되면서 축제의 성격이 눈 조각 중심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일본을 대표하는 겨울 축제로 발전시키고자 뜻을 모은 기업과 시민단체 100명으로 이루어진 ‘삿포로 눈 축제 실행위원회’가 구성되며 점차 대규모 형태를 갖추어 나갔습니다.
1972년에는 삿포로 동계 올림픽과 같은 기간에 개최되며 눈 축제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되었어요. 그해의 눈 축제는 ‘삿포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ようこそ札幌へ)라는 주제로 펼쳐졌습니다.
1974년에는 급작스러운 석유 파동이 닥쳐 축제 준비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눈을 운반할 트럭의 연료가 부족해 눈 수급이 여의치 못함에 따라 드럼통으로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눈을 덮어 작품을 제작해야 했죠.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첫 번째 국제 눈 조각 경연대회를 열며, 삿포로와 자매결연을 한 외국 도시들(선양, 앨버타, 뮌헨, 시드니, 포틀랜드 등)을 주제로 한 대형 눈 조각 작품들을 선보이면서 국제적인 행사로 발전해 갔습니다.
2. 축제 주요 행사
삿포로 눈 축제는 삿포로 시내 중심에 있는 오도리 공원과 스스키노 행사장을 중심으로 눈 조각과 얼음 조각 전시가 주를 이룹니다. 시내에서 벗어난 츠도무 행사장에는 눈썰매장과 스케이트장이 마련돼 있어 자연 속에서 직접 눈과 얼음을 체험할 수 있어요.
# 국제 눈 조각 경연대회
삿포로 도심에 있는 오도리 공원에서는 삿포로 눈 축제를 대표하는 행사인 ‘국제 눈 조각 경연대회’가 열립니다. 한국, 미국, 스웨덴, 핀란드, 뉴질랜드, 타이, 인도네시아, 타이완 등 세계 각국의 참가단이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거대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정교해요. 참가 단체는 대표를 포함해 3명으로 구성되며, 3일 동안 작품을 제작하고 그다음날 심사를 받습니다.
또한 공원 내 여러 광장에는 대형 얼음 조각 작품들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크고 작은 눈 조각도 함께 전시됩니다. 스케이트장과 스키점프대는 물론 홋카이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판매대도 있고, 밤에는 하얀 눈 조각이 다양한 조명과 어우러지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 스스키노 얼음 조각 경연대회
삿포로의 대표적인 번화가인 스스키노 거리에서는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얼음을 즐기자’는 주제로 크고 작은 얼음 조각 경연대회가 개최돼요. 홋카이도 얼음 조각회 소속 조각가들을 포함한 200여 명이 3일 동안 철야로 작업을 펼치는데, 특산물인 털게와 갑오징어, 연어를 얼음 속에 넣어 만든 조각 등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입니다. 밤 11시까지 조명이 켜진 모습을 볼 수 있어요.
# 눈의 여왕 선발대회
삿포로 눈 축제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 바로 축제 홍보 대사인 ‘눈의 여왕’ 선발 대회, 즉 미인 대회입니다. 선발된 여성은 눈 축제를 비롯해 삿포로의 각종 행사에 참가하고, 국내외 친선 교류 사절로도 활동해요. 참가 자격은 삿포로 시내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의 미혼 여성이며, 스스키노에서 진행됩니다.
3. 시민 참여 활동
# 츠도무 행사장
삿포로 눈 축제의 제2 행사장으로 사용되는 츠도무 행사장(つどーむ會場)은 돔 경기장인 삿포로시 커뮤니티 돔(Sapporo Community Dome)과 그 주변을 말하는데요. 실외에서는 유아용 얼음 미끄럼틀, 튜브 슬라이딩, 눈썰매장, 스노 래프팅(래프팅 보드를 스노모빌에 연결해 설원을 달리는 코스), 대나무 스키, 눈 결정 관찰 등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있어요. 또 실내에는 휴게 공간과 음식점, 가족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 시민 참여 눈 조각
2023년 1등 작품
2018년 1등 작품
2017년 1등 작품
2016년 1등 작품
삿포로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인 만큼 일반인도 직접 참여하며 즐길 수 있습니다. 매년 11월 공모 접수를 하고, 삿포로 눈 축제 실행위원회에서 공개 추첨으로 참가 여부가 결정되는데, 매년 신청자 수가 늘어나 최근에는 5~6배에 이르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요. 참가자들은 기술 강습회에서 진행하는 눈 조각 제작에 대한 지식과 붕괴 방지 기술을 배우게 돼요. 삿포로의 매서운 추위와 눈보라 속에서 자연의 소재인 눈으로 조각 작품을 만들며 겨울을 체험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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