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숨결을 따라 걷는 지베르니
지베르니는 ‘모네 마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네와 모네의 집이 그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내고 있어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오직 모네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계절을 맞춰 지베르니를 여행할 정도죠.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신비로운 기분이 들게 만드는 인상주의 대표 화가 모네가 사랑한 지베르니에서 그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해 볼까요?
클로드 모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그의 작품 <인상: 해돋이>에서 ‘인상주의’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빛은 곧 색채’라는 인상주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으며, 연작을 통해 동일한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했어요.
명암 표현으로 마치 실체를 가진 듯 그려낸 <건초더미> 등 연작들은 회화 역사의 이정표로, 제1차 세계대전의 전사자들을 추모하며 그린 생애 마지막 작품인 <수련>연작은 자연에 대한 우주적인 시선을 보여준 위대한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폴 세잔은 빛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네의 능력에 감탄하면서 “모네는 신의 눈을 가진 유일한 인간”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어요.
인상, 해돋이_클로드 모네
수련_클로드 모네
건초더미_클로드 모네
루앙 대성당 연작_클로드 모네
알고 가면 더 좋은 정보
모네의 일생
파리에서 태어나 소년 시절을 항구 도시 ‘르 아브르’에서 지낸 모네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10대 때부터 캐리커처나 초상화를 그려 용돈벌이를 했죠. 그러다 우연히 풍경화가 ‘외젠 부댕’을 만나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며 외광 묘사, 자연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그림을 그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네덜란드의 풍경화가 ‘요한 바르톨드 용킨트’를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대기 중의 빛을 포착해 내는 기법을 익혔어요. 훗날 모네는 용킨트가 자신이 예술가의 눈을 키우도록 가르침을 베풀어준 진정한 거장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자연을 그리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모네는 아버지의 반대를 꺾고 파리로 그림 유학을 가게 됩니다. 1662년 22살의 나이로 에콜 데 보자르의 샤를 글레이르 화실에서 그림을 배우면서 평생의 절친이 된 르누아르, 바지유, 시슬레를 만났어요. 그리고 이들은 퐁텐블로 숲에서 자연을 그리며 바르비종파라고 불리게 됩니다.
이후 모네와 바지유, 르누아르는 바지유의 화실에서 함께 지내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고, 모네는 가난한 집안 출신의 모델 ‘카미유’와 첫 번째 결혼을 하게 됩니다. 카미유와 모네는 서로를 열렬히 사랑했는데, 이때 그린 그림이 <카미유(초록 드레스의 여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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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척받던 모네와 인상파
당시 파리의 미술계는 로마식의 아카데미 화풍이 지배하고 있었어요. 최고의 그림을 선발하는 살롱전에는 아카데미 출신의 심사위원이 고른 아카데미식 그림만 걸렸고, 자연스럽게 대중의 눈도 그에 길들여졌습니다. 이렇게 모네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은 모두에게 비난받고 배척당했어요.
하지만 이 기간에도 모네는 야외에서 그림 그리는 것에 매진했습니다. 그는 스케치만 하고 돌아와 작업실에서 그림을 마무리하는 건 가짜이며, 같은 풍경이라도 빛의 세기와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그림이 되기 때문에 야외에서 완성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야외에서 완성하는 그림을 ‘외광 회화’라고 하는데, 이는 날씨영향을 많이 받을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빛 때문에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모네는 같은 장소에 캔버스를 여러 개 늘어놓고, 빛의 강도에 따라 캔버스를 옮겨 다니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떤 날은 무려 서른 개의 캔버스를 놓고 그렸다고 해요.
카미유의 죽음
강렬한 햇살 아래 아내이자 뮤즈였던 카미유와 아들 장을 그린 <양산을 쓴 여인>은 모네가 아르장튀유에 살던 시절 그린 그림으로, 그가 아내와 함께 얼마나 행복한 나날을 보냈는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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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렵엔 일부 수집가들과 화상들이 적극적으로 그의 그림을 구매하며 전보다 여유있는 살림이 되었는데, 이때 적극적인 도움을 준 수집가 중에는 에르네스 오슈데가 있었어요. 하지만 오래지 않아 불경기가 시작되고 사업을 하던 오슈데가 큰 빚을 지고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모네와 카미유는 그동안 받았던 은혜를 갚고자 자신들의 집에 이들이 들어와 살도록 했어요.
그 무렵 카미유는 병에 걸려있었고, 모네 집에 얹혀 살게 된 오슈데의 아내 알리스는 교양도 있고 적극적인 성격을 가진 여자였어요. 그녀는 아픈 카미유를 정성껏 보살피고 아이들도 돌봐주었죠. 카미유는 이런 알리스에게 고마우면서도 남편과 알리스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게 신경 쓰였고, 그래서인지 몸이 조금 나아졌을 때 아이를 가졌는데 그러면서 카미유의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그렇게 카미유는 서른두살의 젊은 나이에 남편과 두 아이를 두고 세상을 떠났어요. <임종을 맞은 카미유>는 모네가 그녀의 마지막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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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두 번째 결혼
카미유가 죽자 모네와 알리스의 동거는 스캔들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이 둘이 이미 깊은 관계였을 거라 생각했죠. 모네는 많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소신을 포기하고 그림을 많이 파는 데만 집중했습니다.
이때 부드럽고 우아한 풍경화 <리바쿠르의 센 강>으로 살롱전에 입선하며 호평을 받았지만 그건 곧 동료 화가들을 배신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제적 형편이 나아진 모네는 파리에서 멀지 않은 푸아시로 이사했는데, 같은 시기 파리에서 사업 재기를 위해 고군분투하던 알리스 남편이 여러 번 파리로 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알리스는 모네 곁에 남았어요. 그 뒤 알리스 남편의 재기가 어려워지자 모네는 알리스의 아이들을 모두 자신의 아이들로 들였고, 알리스의 남편이 죽은 후 둘은 결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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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집과 정원
그 후 모네는 지베르니에 정착하고, 노르망디와 대서양 연안을 다니며 많은 바다 그림을 그렸어요. 이때 그린 건초더미 연작과 루앙 대성당 연작은 지금까지도 인상주의 최고 걸작이자 모네의 걸작으로 평가받죠. 이전까지는 취미 삼아 조금씩 정원을 가꾸던 모네는 1890년쯤부터 본격적으로 정원을 꾸몄고, 연못을 만들어 ‘물의 정원’이라 칭했습니다. 집 떠나 있는 걸 싫어하는 알리스를 위해 집에 머물며 하던 소일거리가 이제 모네 삶에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어요. 모네의 정원은 점점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보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1911년부터 모네는 여행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정원만 그렸어요. 시시각각 변하는 수면과 연꽃을 화폭에 담아냈죠.
평생 직사광선 아래 그림을 그린 모네는 시력이 극히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두 번째 아내 알리스도 세상을 뜨고, 카미유와의 큰아들 장도 젊은 나이에 병을 얻어 눈을 감았어요. 큰 상실감과 고통 속에 그는 자신의 정원을 계속해서 그렸고, 제 1차 세계대전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수련 연작> 두 점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 두 점을 국가에 기증하려 했는데, 모네의 친구이자 당시 총리였던 클레망소가 이 프로젝트를 확대해 총 8개의 대작을 요청해요. 그렇게 길이 100m에 달하는 거대한 연작이 탄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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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으로 인한 시력 저하로 예전만큼 감각적이고 강렬한 빛을 그려내진 못했지만, 모네의 수련 연작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현재 오랑주리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행 코스 소개
모네의 집과 정원 (Fondation Claude Monet)
모네의 걸작 <수련 연작> 속 수련 연못이 있는 모네의 생가로, 모네가 지베르니에 정착하고 취미 삼아 정원을 가꾸고 연못을 만들며 직접 꾸민 곳이에요. 이곳에서 모네는 야외에서 완성하는 ‘외광 회화’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며 시시각각 변하는 수면과 연꽃을 화폭에 담아냈어요. 집 내부에 다양한 방이 있으니 한곳 한곳 둘러보며 모네의 숨결을 느껴볼까요?
5 MIN
인상파 미술관 (Musée des impressionnismes Giverny)
모네와 그에 영향을 받은 19~20세기 미국 출신 인상주의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으로, 2006년에 프랑스 의회 추천으로 문화공보부로부터 ‘주목할 만한 정원’ 인증을 받은 미술관 정원이 아름다운 장소랍니다.
3 MIN
Restaurant Baudy
지베르니의 유서 깊은 호텔 ‘Ancien Hôtel Baudy’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모네와 세잔, 르누아르, 로댕, 시슬레 등 화가들의 만남의 장소였어요. 모네의 팬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레스토랑이죠?
8 MIN
생-하드공드 교회 (Église Sainte-Radegonde de Giverny)
지베르니에 있는 이 작은 교회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손상되었다가 복원된 곳으로, 교회를 둘러싼 묘지에 클로드 모네와 그의 가족들, 전쟁 중 인근에서 격추된 영국 폭격기 승무원이 잠들어 있어요. 모네가 있는 곳은 팬들이 남기고 간 꽃과 편지로 가득하답니다.
워너고트립의 추천 일정과 함께 지베르니에서 알차고 꽉찬, 행복한 시간을 보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