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옹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어떤 메뉴를 먹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미식의 세계 수도, 리옹’ 이라는 말 들어봤나요? 리옹은 맛있는 음식이 넘쳐나는 미식의 나라이자 프랑스에서도 인정받는 ‘맛의 도시’랍니다. 스타 셰프의 미슐랭 레스토랑부터 몇 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식당까지 정말 많은 곳들이 있죠. 이 글을 읽으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버킷리스트인 ‘현지 음식 먹기’를 성공적으로 클리어할 수 있을 거예요!
1. 부숑 (Bouchon)
# 부숑이란?
부숑은 전통적인 리옹 가정식을 일컫는 말로, 과거부터 어머니들이 요리하던 친근한 음식을 뜻해요. 부숑이라는 단어는 과거 카바레 주인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을 표시하기 위해 문 앞에 걸어두던 잔가지 다발(당시 리옹 사투리로 “부슈 bousche”라고 불렸다고 해요.)에서 유래하였죠.
19세기 부르주아 계급의 요리사들이 독립하여 만들기 시작한 부숑의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가정식 중 하나인 만큼 리옹에는 약 1,000개 이상의 부숑 식당이 있어요. 스타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부터 몇 대째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식 식당까지 다양하고 많은 곳들이 있으니 취향껏 골라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죠?
참고로 부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카운터, 빨간색과 흰색이 교차하는 체크무늬 테이블보, 목재 가구, 촘촘하게 놓인 테이블, 거꾸로 매달린 구리냄비, 오래된 포스터. 그리고 침샘을 자극하는 주방의 소음과 맛있는 냄새랍니다.
# 부숑의 역사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부숑의 역사’보다는 ‘어머니들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18세기 후반 무렵, 리옹에는 현대적인 의미에서 최초의 레스토랑이 등장하였으며, 리옹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검소한 어머니들은 간편하고 푸짐한 식사로 손님들을 대접했어요. ‘그 무엇도 낭비하지 말자’는 것이 그들의 신조였죠. 그래서 그들은 안심보다 급이 떨어지는 대접살, 삼겹살 등의 관절 부위를 애용했어요.
르네상스 시대에는 소위 ‘부르주아’ 요리를 대중 요리와 구별했는데, 당시 네덜란드 인문주의자인 에라스무스는 리옹의 요리사들을 다음과 같이 칭찬했다고 전해져요.
"리옹의 여관에 있는 사람보다 집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는 없다. 빠르고 기분좋은 서비스와 고급스러운 테이블이다”
# 부숑 맛 보증 라벨
진정한 현지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부숑 리옹(Bouchon Lyonnais)" 라벨을 찾아보세요! 리옹 관광청과 전통 레스토랑이 협력하여 상공회의소에서 공식 제작한 라벨로, 리옹의 수많은 부숑 중에서도 최고 품질의 정통 요리를 제공하는 곳들이에요. 일종의 "위험 없음" 표시라고 생각하면 된답니다.
2. 추천 에피타이저
# 살라드 리오네즈 (Salade Lyonnaise)
샐러드는 다 똑같은 샐러드 아닌가요? 라고 생각한다면 리옹식 샐러드를 꼭 먹어보세요! 바삭하게 구운 프랑스식 베이컨 라돈(Lardon)과 수란, 머스타드 드레싱과 크루통이 올라가 풍부한 맛과 바삭한 식감까지, 여러분의 입을 즐겁게 해줄 거예요.
# 세르블라 리오네 (Cervelas lyonnais)
‘세르블라’ 또는 ‘세르블라 드 리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피스타치오 소시지예요. 소시지(소시송)으로 유명한 리옹 샤퀴테리의 가장 전형적인 소시지 중 하나죠. 피스타치오를 굵게 으깨면 피스타치오 소시지를 조리할 때 향이 맛있게 발산되는데, 그래서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소시지는 향과 아삭함이 더해져 그 풍미와 맛이 더 높아진답니다. 그린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최고의 에피타이저가 될 거예요!
# 세르벨 드 카누 (Cervelle de Canut)
프랑스 리옹의 특산품 중 하나인 치즈 스프레드(딥 소스)로 허브와 샬롯,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식초로 맛을 낸 프로마주 블랑(화이트 치즈)예요.
요리의 이름인 세르벨 드 카누는 "실크 노동자의 두뇌"를 의미하는데, 이는 19세기 리옹의 실크 노동자를 일컫는 말인 ‘카누(Canuts)’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에요. (실크는 리옹의 특산품 중 하나랍니다!)
맛은 코티지 치즈와 비슷하지만 질감이 더 크리미하고 다진 쪽파나 파슬리 등 허브와 마늘이 들어가 독특한 풍미를 가진 것이 특징이에요. 가끔 소금, 후추, 약간의 식초나 화이트 와인을 추가할 때도 있어요! 보통 에피타이저로 빵과 함께 먹거나, 삶은 감자와 함께 메인 메뉴의 반찬처럼 먹기도 해요.
# 파테 엉 크루트 (Pâté en Croûte)
리옹 사람들이 에피타이저로 즐겨먹는 페이스트리 샤퀴테리로, 중세시대에 고기를 더 오래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 먹기 시작한 음식이에요.
파테의 껍질 부분은 원래 먹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요리와 보존에만 도움되도록만 만들어졌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식용 크러스트를 만들어 껍질 부분까지 먹기 시작했어요. 겉의 크러스트(빵)은 완벽한 황금빛 갈색이 될 때까지 구워내는데, 그렇게 하면 파테까지 익을 뿐만 아니라 페이스트리도 바삭해져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죠!
프랑스 전역에서 즐겨먹는 음식이지만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송아지 고기와 돼지고기로 구성되지만 때로는 푸아그라나 송로 버섯(트러플), 피스타치오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하기도 해요.
# 생 마흐슬랭 치즈 (Saint-Marcellin cheese)
젖소의 우유로 만든 부드러운 프랑스 치즈예요. 리옹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 Saint-Marcellin(Isère)의 이름을 따서 치즈의 이름이 만들어졌어요.
일반적으로 작은 크기이고 얼룩덜룩한 크림색을 띄고 있는데, 생산 후 2~3주 이내에는 겉이 파란색이었다가 점차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숙성되죠.
이 치즈를 마크 브랜디에 한 달 이상 담그면 ‘아홈 오 젠 드 마크 (Arômes au Gène de Marc), 화이트 와인에 담그면 ‘아홈 드 리옹(Arômes de Lyon)’이 된답니다.
3. 추천 메인 메뉴
# 그라탕 리오네즈 (Gratin lyonnais)
리옹 사람들이 일요일에 로스트와 함께 즐겨먹는 감자 그라탕으로, 샐러드와 함께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채식 메뉴 중 하나예요.
큰 프라이팬에 얇게 썬 양파, 올리브 오일, 버터 절반을 넣고, 양파가 매우 부드러워지고 아직 황금빛 갈색이 되지 않을 때까지 약한 불로 약 30분 정도 조리합니다. 그런 다음 큰 냄비에 소금 물을 끓이고 감자를 3분 정도 삶아줘요. 양파가 익으면 파슬리와 마늘 등 향신료를 넣고 볶아주고, 거기에 삶은 감자를 넣고 버무립니다. 양파와 감자가 잘 버무려지면 모든 재료를 큰 오븐용 그릇에 담아 35분~40분 동안 윗 부분이 바삭바삭해질 때까지 구워내면 간단하지만 맛있는 감자 그라탕 완성!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그만큼 친근한 프랑스 리옹의 가정식 메뉴 중 하나랍니다.
# 그하통 리오네 (Grattons Lyonnais)
소금에 절인 고기를 돼지 고기나 거위 또는 칠면조 고기 기름에 튀긴 리옹의 전통 요리 중 하나에요. 전채 요리나 샐러드를 곁들인 메인 코스, 사이드 메뉴로 먹기도 하고 가끔은 베이킹 재료로 사용되어 파운드 케이크같은 빵에 들어가기도 한답니다.
# 크넬 (Quenelles)
고기나 생선과 반죽에 물, 우유, 버터, 계란으로 만든 음식으로 길쭉한 만두처럼 생겼어요. 전통적으로 베샤멜(밀가루와 버터를 볶아 만든 흰색 소스)이나 꽃게나 바닷가재 껍질로 만든 난투아 소스와 함께 먹어요.
과거에는 크넬이 고급 요리의 장식을 위해 주로 사용되었는데, 오늘날에는 그 자체로 소스를 곁들여 요리로 먹고 있어요. 고기와 생선류 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셔벗, 버터, 으깬 감자 등도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
# 카흐동 아 라 무알 (Cardón à la moelle)
익힌 카르둔의 속심과 소금물에 데쳐 익힌 골수에 크림 소스를 끼얹어 먹는 리옹 지역의 특선 요리로, 리옹의 가장 전통적인 음식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볼 수 있는 메뉴이기도 해요.
주 재료인 카르둔과 골수는 리옹에서 즐겨 사용하는 식재료인데요. 먼저 골수는 수프나 스튜,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법에 사용되며 독특하고 강렬한 맛과 향을 내어줍니다.
카르둔은 아티초크와 마찬가지로 국화과에 속하는 식용 채소로 맛도 아티초크와 비슷해요. 늦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제철이며 리옹 지역의 카르둔이 특히 유명하죠. 카르둔은 튀기거나 사골을 곁들여 먹을 뿐 아니라 비네그레트 소스를 곁들여 차갑게 먹기도 하고, 버터와 베샤멜 소스, 크림, 허브 등을 넣고 조리해 육류요리(흰살, 붉은살 고기 모두 포함)에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 타블리에 드 사푀르 (Tablier de Sapeur)
리옹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 중 하나로, ‘공병의 앞치마’라는 뜻을 가진 화이트 와인에 절이고 튀긴 쇠고기 곱창 요리예요. 곱창을 삶아 화이트 와인에 절인 후 빵가루를 뭍혀 튀겨내고, 쪽파를 얹은 찐 감자를 곁들여 먹어요.
이 요리의 이름이 ‘공병의 앞치마’가 된 데에는 전직 공병이자 나폴레옹 3세 치하에서 리옹 군사 총독을 맡았던 미식가이자 삼겹살 애호가, ‘마레샬 드 카스텔란(Maréchal de Castellane)’이 군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바꾼 것이라고도 알려져 있어요.
# 프티 살레 (Petit salé)
프티 살레(Petit salé)는 야채와 소시지를 넣은 렌틸콩 요리로, ‘쁘띠 살레 오 렌틸(Petit salé aux Lentilles)이 이 음식의 풀네임이에요. ‘조금 짠’이라는 뜻의 ‘프티 살레’는 돼지고기를 더 잘 보존하기 위해 소금에 절이는 샤퀴테리 전통에서 가져온 것인데, 이 ‘프티 살레 오 렌틸’을 만들 때는 고기의 염분을 제거하고 만들기 때문에 ‘조금 짠’이 되는 것이랍니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정성이 가득 들어간답니다. 제일 먼저 고기(소시지)의 염분 제거를 위해 찬물에 2시간 정도 담가두었다가 약불에 2시간 동안 끓여내고, 압력솥에 당근, 양파, 렌틸콩 등 재료들을 넣고 물과 함께 15분에서 20분 조리합니다. 그리고 고기가 익으면 냄비의 불기를 빼고 고기를 큰 조각으로 잘라내죠. 다음으로 이미 렌틸콩 등 재료들이 들어간 압력솥에 고기 조각과 육수 2컵을 넣고 렌틸콩이 들러붙지 않도록 약한 불로 20~30분간 조리하는 거예요. 소시지가 들어갔지만 슈퍼푸드 렌틸콩을 함께 먹을 수 있어 나름 건강식 중 하나랍니다!
# 르 뿔레 셀르스틴느 (Le poulet Célestine)
버섯과 토마토를 곁들인 닭고기 볶음으로, 코냑과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 플랑베를 하고 마늘과 파슬리를 뿌려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플랑베(Flambé)는 조리 중인 음식 또는 소스에 적당한 도수의 주류를 첨가하여 센 불로 가열해 단시간에 알콜을 날리는 조리법을 말해요. 육류, 생선요리나 채소등의 요리에 불필요한 잡내를 날려주기 위함이죠. 간혹 꼬냑, 브렌디 등 그 향이 진하고 우수한 주류의 특성을 이용해 재료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해요. 또한 시각적인 효과가 아름다워 고객에게 보여주는 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술이랍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1860년, 리옹의 한 식당 ‘Restaurant du Cercle’의 셰프 ‘Rousselot’가 레스토랑 주인이었던 ‘Célestine Blanchard’과 사랑에 빠져 그녀를 위해 그녀의 이름을 딴 레시피를 만든 것이라는 썰이 있어요.
4. 추천 디저트
# 프랄린 타르트 (Tarte Praliné)
바삭한 파이 크러스트에 ‘프랄린 후즈(Prâline Rouge)’라고 불리는 설탕 시럽에 졸인 견과류, 그리고 크림 충전재를 넣어 만든 파이로 리옹의 달콤한 전통 디저트예요.
5. 추천 부숑
리옹에서 현지인들에게 인기있는 친근한 분위기의 부숑과 미슐랭에 선정된 부숑을 몇 곳 추천합니다! 예약이 가능하다면 예약하는 걸 추천해요. 일부는 예약받지 않고 워크인 방문만 가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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